직장을 옮길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슷한 질문을 한다.
연봉은 얼마나 오를까, 회사 규모는 어떤가, 복지는 괜찮은가.
하지만 막상 입사하고 나서 가장 자주 후회하는 지점은 전혀 다른 곳에 있다.
바로 “상사가 이럴 줄은 몰랐다”는 생각이다.
나는 오늘 직업 선택에서 사람들이 과소평가하는 '상사 리스크'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현실에서 직장인의 하루를 가장 직접적으로 좌우하는 요소는 회사도, 직무도 아닌 상사 한 명인 경우가 많다. 상사는 업무의 방향을 정하고, 평가를 내리며, 개인의 커리어 속도를 사실상 결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리스크를 지나치게 가볍게 여긴다. 이 글에서는 왜 상사 리스크가 직업 선택에서 중요한 변수인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현실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해보려 한다.
회사는 추상적이지만 상사는 현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하나의 큰 시스템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실제로 직장인의 일상은 회사 전체와 마주하는 시간이 거의 없다. 대부분의 시간은 상사와 연결된 업무 흐름 속에서 소비된다. 업무 지시, 피드백, 일정 조율, 보고 방식까지 모두 상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같은 회사, 같은 부서, 같은 직무라도 상사가 바뀌면 체감 난이도는 완전히 달라진다. 어떤 상사는 방향만 제시하고 자율성을 주는 반면, 어떤 상사는 사소한 부분까지 개입하며 통제하려 한다. 이 차이는 단순한 스타일 문제가 아니라 일의 질과 스트레스의 양을 결정하는 구조적 요소다.
특히 평가권을 가진 상사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조직이 아무리 공정한 평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실무자의 성과를 해석하고 기록하는 사람은 상사다. 같은 결과를 두고도 “잘했다”가 될 수도 있고 “아직 부족하다”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직장인들 사이에서 흔히 나오는 말이 있다.
“회사는 다닐 만한데, 상사가 문제다.”
이 말은 단순한 푸념이 아니라, 직업 만족도를 좌우하는 핵심을 정확히 짚고 있다.
상사 리스크는 커리어 속도를 직접적으로 바꾼다
상사 리스크가 무서운 이유는 단순히 일이 힘들어지는 데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커리어의 방향과 속도 자체를 바꿔버릴 수 있다는 점이 더 치명적이다.
좋은 상사를 만난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런 상사는 실수를 성장의 과정으로 보고, 결과보다 맥락을 이해하려 한다. 부하 직원이 잘한 부분을 위로 끌어올려주고, 외부에 성과를 공유할 때 공을 나누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런 환경에서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경험치가 쌓이고, 스스로에 대한 신뢰도 커진다.
반대로 상사 리스크가 큰 경우는 다르다.
공은 가져가고 책임은 전가하며, 감정에 따라 평가 기준이 달라진다. 이런 상사 아래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결과가 축적되지 않는다. 오히려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데 에너지를 쓰게 되고, 실력보다 눈치를 키우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환경이 길어질수록 사람 스스로가 위축된다는 점이다.
“내가 일을 못하나?”라는 생각이 반복되면, 실제 능력과 무관하게 자신감이 떨어진다. 결국 이직을 하더라도 이전보다 보수적인 선택을 하게 되고, 커리어는 점점 안전한 방향으로만 흐른다.
상사 리스크는 단기간의 스트레스가 아니라 중장기적인 커리어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상사를 완벽히 고를 수는 없지만, 대비는 가능하다
물론 입사 전에 상사를 완벽하게 파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면접에서는 모두가 가장 좋은 모습만 보여주기 마련이다. 하지만 상사 리스크를 완전히 운에 맡길 필요는 없다. 최소한 줄일 수는 있다.
먼저, 면접 과정에서 질문의 방향을 바꿔볼 필요가 있다.
업무 내용보다도
팀의 의사결정 방식
실무자의 자율 범위
성과를 공유하는 문화
같은 구조적인 질문을 던지면 상사의 스타일이 어느 정도 드러난다.
또한 입사 후에도 중요한 것은 초기에 상사를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하지 않는 태도다. 감정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이 상사가 어떤 기준으로 움직이는 사람인지 관찰할 필요가 있다. 감정형인지, 결과형인지, 책임 회피형인지, 육성형인지에 따라 대응 전략은 달라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사와 자신의 인생을 동일시하지 않는 것이다.
상사는 내 커리어의 일부일 뿐 전부는 아니다. 이 사실을 인식하는 순간, 불필요한 감정 소모는 줄고 판단은 훨씬 냉정해진다.
상사를 선택할 수는 없지만, 상사를 어떻게 해석하고 대응할지는 선택할 수 있다. 이 차이가 직장 생활의 질을 결정한다.
마무리하며
직업 선택에서 상사는 생각보다 훨씬 큰 변수다.
회사 이름이나 연봉보다도, 매일 마주하게 될 그 한 사람이
당신의 하루와 커리어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다음에 이직이나 취업을 고민하게 된다면
“이 회사는 어떤 회사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나는 어떤 상사 아래에서 일하게 될까?”라는 질문을 꼭 던져보길 바란다.
직업에서의 불행은 종종 잘못된 회사 선택이 아니라,
준비되지 않은 상사 리스크에서 시작된다.